생각 31

아티스트 데이트 - 배달 보다는 혼밥 데이트

혼자 사는 나로서는 주말 세끼가 늘 고민이다. 아침은 간단히 빵이나 시리얼을 먹으면 되는데 점심부터는 밥을 해먹을지 시켜 먹을지 고민이 시작된다. 해 먹자고 마음먹었다가도 식재료가 없어서 주춤할 때가 많다. 오늘은 파스타를 해 먹으려고 물을 올렸다가, 마늘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요리를 포기했다. 다시 누워서 결국은 배달 앱을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전기밥솥이 있으니 찌개 같은 메인요리 하나만 시키면 되는데, 배달비까지 합치면 15,000원은 기본으로 넘는다. “어쩔수 없지…”라고 생각하며 찌개 하나를 주문을 할까 하는데 방금 읽은 책 에서 나온 '아티스트 데이트'가 생각났다. 간단하게 말하면 창조성을 회복하기 위해 일주일에 한 번쯤 2시간 정도 시간을 내어, 자신과 데이트를 하라는 그런 제안이었다. 지도..

생각 2024.03.18

혼자서 셀프 고소장 작성하는 방법(+작성양식)

살다보면 어쩔 수 없이 법의 힘을 빌려야 하는 일들이 생긴다. 최근에 누군가를 고소해야만 하는 일이 있어서 변호사를 선임하려 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비용이 너무 비쌌다. 사건을 일임하려면 최소 300만원, 고소장 작성만 맡기려 해도 30~50만원이 필요했다. 30만원에 고소장 작성만 맡길까도 생각해봤지만, 사건을 완전히 수임하지 않은 변호사가 얼마나 성심을 다해 고소장을 작성해줄지 생각해보니, 불안한 마음에 고소장 작성을 맡기기 어렵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직접 고소장을 작성했고, 성공적으로 경찰의 기소까지 이끌어냈다. 가장 중요한 팁은 경찰을 일종의 독자로 상정해놓고 경찰이 알아듣기 쉽게, 그리고 수사 노력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고소장을 작성해야 한다는 점이다. 혼자서 셀프 고소장 ..

생각 2023.03.22

한강 근처에 산다는 것 - 여의도 자취 후기

정확히 여의도에 산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집을 나서면 5분 만에 서울교를 건널 수 있었고, 삶의 많은 부분을 여의도에서 해결했기 때문에 여의도가 친근하게 느껴진다. 2년간 거주하면서 느꼈던 여의도의 장점을 기록해 본다. 러닝, 산책이 가능한 도심 여의도에는 샛강과 한강이 만들어 낸 완벽한 둘레길이 있다. 여의도를 한 바퀴 도는 8km 러닝 코스는 정말 완벽하다. 신호등을 한 번도 지나지 않고, 자동차의 방해를 받지 않고 멈춤 없이 8km를 뛸 수 있다. 이렇게 큰 도심에서 이런 자연 친화적인 러닝 코스를 갖은 경우는 매우 드물 것이다. https://deskduk.tistory.com/46 여의도 한바퀴 러닝, 4Km만 뛰면 8Km도 뛸 수 있다 여의도 한 바퀴는 약 8Km이다. 여의도를 한 바퀴를 돌..

생각 2023.03.06

나만의 최저가 항공권 찾는 방법 - 싱가포르 여행 준비

결과적으로 출국 하루 전에 싱가포르행 왕복 항공권을 53만원에 구매했다.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준비했다면 30만원대로 왕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1. 내일 출국하는 항공권을 12만원에 예매하다. 겨울이 끝나기 전에 따뜻한 동남아로 떠나고 싶었다. 어느 나라로 가든지 상관이 없었다. 그저 따뜻한 곳이면 족했기 때문에 항공권 가격이 가장 싼 곳을 찾아봤다. 가능하다면 내일이라도 떠나고 싶었다. 인천에서 동남아 각지로 출발하는 항공권을 검색하다 보니, 놀라운 노선이 있었다. 티웨이에서 12만원에 싱가포르행 편도 항공권을 판매하고 있었다. 바로 내일 밤 7시35분에 출발하는 항공권이었다. 싱가포르는 코로나19 입국제한이 없기 때문에 구매만 하면 바로 떠나는데 문제는 없었다. 확인해 보니 티웨이는 2022년 5..

생각 2023.02.16

전세 임대차계약 보증금 지키기- 인터넷으로 내용증명 보내는 방법(양식첨부)

깡통 전세가 남의 일이 아니다. 얼마 전 오피스텔 오픈채팅방에서 이상한 이야기가 나왔다. 집주인이 새로운 임차인이 구해질 때까지 전세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다고 통지해 왔다는 내용이었다. 내가 사는 오피스텔은 아직 분양이 완료되지 않아서 건축주가 대부분 호실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나와도 무관한 소식은 아니었다. 뉴스에서만 보던 깡통 전세가 내 얘기가 될 것 같다는 불안감이 생겼다. 신축 오피스텔이라 건물 가액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전세보증보험도 들어두지 않았던 터라 불안감이 더욱 컸다. 불안감을 가라 앉히고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봤다. 우선 임대차계약 연장 의사가 없다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보내기로 했다. 물론 구두로 연장하지 않겠다는 말을 한 적이 있긴 하지만 여러모로 내용증명을 보내는 게 낫..

생각 2023.02.13

물건 보다 경험이 행복을 가져다주는 이유(feat. 행복의 기원)

우리는 어떨 때 행복을 느낄까? 최근에 행복의 기원이라는 책을 읽었다. 철학적인 책일 줄 알았는데 마치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처럼 과학(진화론)에 기반한 인문학 서적이었다. 이 책의 메시지는 간단하지만 충격적이다. 1. 인간은 생존과 번식을 목적으로 살아가는 동물이라는 점을 인정하자. 인류의 전체 역사에 비하면 우리가 문명화된 기간은 아주 짧다. 진화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원시시대의 조상들과 그렇게 다르지 않은, 여전히 생존과 번식을 최우선으로 삼는 동물에 가깝다. 2. 행복이라고 부르는 여러가지 쾌감은 그것이 저속한 것이든 고귀한 것이든 생존을 위한 유인장치에 불과하다. 배고플 때 밥을 먹으면 행복하다. 만약 배고플 때 밥을 먹어도 별다른 만족감이 없다면 우리는 굳이 식비를 지출해 가며 밥을 먹지 않..

생각 2023.02.10

우울할 땐 청소를 하자 - 남은 시간을 구하는 방법

나의 우울 지표는 방 청소 상태이다. 우울하면 방이 지저분해지기 시작한다. 외출복이 책상과 의자에 대충 걸쳐져 있고, 책상에는 편의점 음식의 얼룩이 지워지지 않고 남아있다. 방바닥을 걸으면 발바닥에 먼지가 달라붙는 느낌이 든다. 싱크대에는 애매한 양의 설거지 거리가 쌓여있다. 좁은 원룸은 더 좁아 보인다. 우울한 기분이 들면 침대에 쓰러진다. 넷플릭스를 보아도 즐겁지 않지만, 그렇게 시간을 보낸다. 음식을 하기 귀찮아서, 편의점까지 가기도 힘들어서 찬장에 남아있는 라면을 꺼내서 생으로 와그작와그작 씹는다. 한 봉지를 거의 다 먹었을 때쯤 후회가 밀려온다. 면들이 뱃속에서 부풀어서 위를 다 채울 것만 같다. 아 또 내 몸을 망치고 말았다. 창 밖에 주홍빛 노을이 비치기 시작하면, 이렇게 아무것도 하지 못하..

생각 2023.02.01

조지오웰 1984 속 로맨스 - “사랑해요”

콩닥콩닥 거리는 로맨스가 좋다. K드라마의 특징이라고 비꼬는 사람들도 많지만, 영화든 드라마든 로맨스 없이 성공하기는 매우 어려운게 사실이다. 얼마 전 조지오웰의 1984를 다시 읽었다. 거의 10년만에 다시 읽는 책이라, 그 때는 다독하기 급급하던 때여서, 더욱 내용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다. 완독 후에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전체주의에 대한 두려움도, 사회에 대한 풍자도, 고문의 잔인함도 아닌 로맨스다. 차가운 복도에서 넘어지는 척하며 그녀는 그에게 쪽지를 전달했다. 자신의 뒤를 쫓는 사상경찰일까하는 두려움과, 아니면 혹시 나처럼 권력에 저항하는 형제단의 일원이 아닐까라는 기대감을 동시에 갖으며 그는 그녀의 쪽지를 열어본다. 미숙한 필체로 크게 적힌 문장 하나. 사랑해요. 사랑해요라는 문장을 본 순간..

생각 2023.01.30

미니멀라이프와 심플라이프의 구분 - 나는 어디쯤 와 있을까?(feat. 나는 미니멀 유목민입니다)

심플라이프와 미니멀라이프는 필요한 물건만 소유하자는 부분은 같지만, 각자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다. 심플 라이프는 '최적에서 최소', 미니멀 라이프는 '최저에서 최소'를 향하기 때문에, 한데 '미니멀 라이프'로 엮어서는 안 될 문제였다. 나는 미니멀라이프 관련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안정감을 느낀다. 그래서 유튜브에서 미니멀리즘, 미니멀라이프를 자주 검색하는데, 가장 아쉬운 점은 단순히 살림살이를 정리하는 콘텐츠가 주류라는 점이다. 삶의 가치관까지 미니멀리즘에 실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건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적은 양의 물건만 가지고 생활하는 사람들의 영상을 보고 싶지만 유튜브에는 곤도마리에에게 영향을 정리 영상뿐이다. 그러던 중 출간된 국내 최고의 미니멀리스트 박건우 작가님의 에세이 ..

생각 2023.01.26

구글포토 절대 사용하면 안되는 이유 - 구글포토 to 아이클라우드 사진 옮기기

애플 생태계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 구글포토의 사진 내보내기 기능을 찾아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구글은 제대로 된 내보내기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 일부러 이러나 싶을 정도로 제대로 된 탈출구를 제공하지 않았다. 구글포토라는 서비스에는 만족하지만 이런 방법으로 사용자가 서비스에서 이탈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은 내가 가장 싫어하는 방식이다. 나이키러닝클럽이라는 서비스도 비슷한 이유로 이용을 중단한 적이 있다. 앞으로 안드로이드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구글포토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을 것 같다. 1. 구글테이크아웃 - 일부러 이러는 거야? 구글에서 ‘구글테이크아웃’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역시 ‘개방’을 지향하는 구글이라고 감탄하며 50기가가 조금 넘는 사진을 다운로드하였다. 압축파일을 열어보니 황당한 장면..

생각 2023.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