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 전세가 남의 일이 아니다. 얼마 전 오피스텔 오픈채팅방에서 이상한 이야기가 나왔다. 집주인이 새로운 임차인이 구해질 때까지 전세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다고 통지해 왔다는 내용이었다. 내가 사는 오피스텔은 아직 분양이 완료되지 않아서 건축주가 대부분 호실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나와도 무관한 소식은 아니었다.
뉴스에서만 보던 깡통 전세가 내 얘기가 될 것 같다는 불안감이 생겼다. 신축 오피스텔이라 건물 가액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전세보증보험도 들어두지 않았던 터라 불안감이 더욱 컸다.
불안감을 가라 앉히고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봤다. 우선 임대차계약 연장 의사가 없다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보내기로 했다. 물론 구두로 연장하지 않겠다는 말을 한 적이 있긴 하지만 여러모로 내용증명을 보내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내용증명까지 보낸 이유
- 혹시나 묵시적 계약 갱신이니 어쩌니 하는 분란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 내용증명을 통해 임대인에게 허튼수작을 부릴 경우 법적 대응이 가능하다는 무언의 압박을 보낼 수 있다.
인터넷으로 내용증명 보내는 방법
1. 인터넷에서 작성한 문서를 방문 없이 송달 가능하다.
인터넷 우체국 홈페이지를 통해 내용증명 송달이 가능하다. 다만, 맥에서는 지원을 안 해서 윈도우를 이용해야 했다. 별도의 편집툴을 제공하기는 하지만, 너무 좋지 않은 툴이어서 미리 워드프로세서를 통해 문서를 작성한 후 업로드하는 방식을 이용했다.
2. 내용증명 내용 작성 : 양식 첨부
최대한 공문서 형식에 맞게 작성했다. 내용은 간단하다. "계약 연장하지 않을 것이며, 보증금을 반환해 달라"는 내용이다.
한글파일과 PDF파일로 양식을 첨부했다. 혹시 필요한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3. 우체국 홈페이지 - 내용증명 업로드
우체국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내용증명을 발송하면 된다. 순서에 따라 수신인 정보를 기입하고, 미리 작성해 둔 파일을 업로드하면 10분 이내로 절차가 종료된다. 비용은 18,000원이 들었다.
내가 이것 저것 옵션을 다 선택해서 그렇고, 필요한 옵션만 선택하면 조금 더 저렴하게 발송 할 수 있다. 나의 경우 한글 파일을 업로드하니 오류가 나서, PDF로 변환한 파일을 다시 업로드했더니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4. 결제 및 발송
결제는 간편결제가 가능했다. 결제 후에는 1시간 후에 내용증명 발송 절차가 진행된다고 한다. 이렇게 생각보다 쉽게 내용증명을 발송할 수 있었다. 부디 한 달 남은 계약종료일에 또 다른 대응 후기를 올리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