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점심시간을 보낸 지 한 달 정도가 지났다.
원래도 팀원들과 다같이 점심을 먹고, 혼자 카페에 갈 때가 많았지만 점심시간을 온전히 혼자서 보내는 일은 흔치 않았다.
처음 점심시간을 혼자서 보내려고 했던 이유는 책 읽는 시간을 갖고 싶었기 때문이다. 점심을 먹고 카페에 가서 책을 읽기 시작하면 고작 30분 남짓밖에 독서할 시간이 없었다. 그나마도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리기라도 하면 책을 읽는 시간이 10분 남짓?
그러다 광화문 교보문고 스타벅스가 떠올랐다. 서점 안에 자리잡은 카페라 그런지 그곳에 모인 사람들의 대부분은 책을 읽고 있거나 노트북을 들고 각자의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점심시간의 보통 광화문 주변 카페는 직장인들의 애환을 담은 대화로 가득 찬다. 그 소리가 너무 소란스러워서 노이즈캔슬링 이어폰 없이는 책에 집중하기 어렵다. 직장과의 거리가 아주 가깝지는 않아서 밥을 먹고 거기까지 찾아가면 자리가 없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점심을 포기했다. 정확히 말하면 식당에서 동료들과 함께 먹는 점심을 포기했다. 11:30분 점심시간이 사작되면 바로 리디페이퍼와 아이폰만을 챙겨서 광화문 교보문고로 달렸다.
교보문고에 들어서면 책 냄새가 제일 먼저 나를 반겨준다. 마치 일상 속에서 짧은 휴가 보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곳에 앉아서 커피와 간단한 요깃거리를 주문하고 1시간의 온전한 독서시간을 보낸다. 주변에 책을 읽는 사람이 많다 보니 책 읽는 일이 더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그렇게 약 4주동안 주 1권씩 4권의 책을 보았다. 직장을 다니면서 1주일의 1권의 책을 읽기가 어려웠는데, 천천히 책을 곱씹어 보면서도 자연스럽게 여유 있게 주 1권의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앞으로 이런 습관을 꾸준히 유지하고 싶다.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줄이고, 온전한 혼자만의 시간을 확보하는 것도 미니멀한 라이프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에게는 그런 시간이 너무 부족하니까.
혹시나 누군가 혼자 밥먹는 나를 이상하게 본 일은 없었다. 가끔 혼자 어디에 가는거냐고 묻는 사람이 있었지만, "책 읽고 오려고요~"라고 대답하면 모두 납득이 간다는 표정을 보였다. 그리니 걱정하지말고 혼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