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부터 미니병에 걸렸다. 원래도 무거웠던 아이폰14프로의 무게가 더 무겁게 느껴졌다. 아이폰13미니 영상을 찾아봤다. 2023년에도 아이폰13미니를 구입하고 마지막 미니를 찬양하는 유튜브 영상이 국내외를 꽤 많이 올라와 있었다.
그리고 마. 침. 내. 미니가 내 손에 들어왔다. 생일날이었고 왠지 그래도 될 것 같다는 마음에 후회할지도 모르는 미니를 구입해 버렸다. 무언가 사고 싶으면 얼른 사보고 결정하는 게 좋다는 미니멀리스트 시부상의 이야기를 또 떠올리며...
그러나 전원을 켜자마자 무언가 잘못되었음이 느껴졌다. 눈이 너무 불편했다. 주사율 차이는 각오하고 있었지만 두 제품을 실시간으로 비교하다 보니 디스플레이 품질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났다. 나는 6.12인치 14프로에 너무도 적응해 있었다.
어떻게든 미니에 정착해 보려고 스스로를 합리화해봤지만, 결론은...
60g 가벼워지자고 잃는 게 너무 많아!
이미 나는 아이폰14프로로 하고 있는 일들이 너무 많았다. 스마트폰의 기본인 전화/문자/카톡/스냅샷/음악감상을 넘어서, 블로그포스팅/전자책 읽기/일정짜기/간단한 메모 남기기 등 큰 화면의 이점이 필요한 일들을 많이 하고 있었다.
결국은 13미니를 다시 고이 싸매서 당근에 올려두었다. 빨리 팔렸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제발 다음 소비병은 나중에, 아주 나중에 찾아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