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이사온 오피스텔에 빌트인 벽걸이 TV가 달려있었다. 모델명을 찾아보니 2014년식 LG 32인치 FHD TV였다. 2023년 사용하기에는 화면 크기 작고, 4K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도 성에 차지 않았다. 당연히 스마트TV 기능도 지원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노트북을 연결해서 TV를 사용했지만 매번 영상을 볼때마다 노트북을 깨워서 작동시켜야 한다는 점이 무척 불편했다. TV도 모니터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였다.
자연스럽게 구글크롬캐스트와 애플TV에 관심이 생겼다.
1. 크롬캐스트가 아닌 애플TV를 선택한 이유 : 구글TV에 대한 낮은 신뢰도
처음에는 크롬캐스트를 구매하려고 했다. 지금도 합리적인 선택은 크롬캐스트라고 생각한다. 가격 차이는 3배가 넘지만 유튜브, 넷플릭스 등 영상감상 용도에서 기능 차이는 크지 않다. 크롬캐스트가 국내에서는 4K를 지원하지 않지만, 당근마켓에서 4K를 지원하는 직구 크롬캐스트를 구매하면 그만이다.
다만, 이전에 중소기업 스마트TV에 내장된 구글TV를 사용해본 경험이 선택에 큰 영향을 끼쳤다. 당연히 중소기업 TV에 내장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최적화의 문제일 공산이 크지만 구글TV OS에 종종 크래쉬가 발생해서 전원을 껐다 켜야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미러링 기능을 사용할 때 싱크가 맞지 않는 문제도 있었다.
애플TV 사용하면 성능의 한계로 인한 버벅임과 크래쉬는 겪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2. 실제로 사용해본 애플TV 장점
가. 비교가 불가능한 반응 속도
다른 점보다 빠른 속도에 감동했다. 아이폰13에 탑재된 A15 바이오닉 프로세서가 탑재되었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누르고 기다리는 로딩을 기다리는 시간이 거의 없었다. 아이폰과 비슷한 수준의 반응속도였다. 이전에 잠시 사용했던 중소기업 스마트TV와는 비교가 미안한 수준이었고, 본가에서 부모님이 사용하시는 타이젠 기반의 삼성 스마트TV보다도 다른 레벨이었다.
나. Siri를 통한 TV 켜고 끄기
시리의 인공지능은 좋지 않은 편이지만 애플TV를 컨트롤하는 정도로는 충분하다. 우리집은 복층 오피스텔인데 TV를 켜놓고 복층에 올라와버렸을 때 "시리야, TV꺼줘."라고 말하면 TV가 켜진다. 아침에 일어나서 "시리야. TV로 음악 틀어줘."라고 말하면 일어나자마자 음악을 들으며 아침을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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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애플TV - 영상을 소유하는 즐거움
얼마전 <영화를 빨리감기로 보는 사람들>이라는 책을 읽었다. 영화를 작품이 아닌 콘텐츠로 보고, 다량의 콘텐츠를 스트리밍이라는 형태로 유행에 따라 소비해야 하는 요즘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애플TV를 통해 영화를 검색하면 비용을 지불하고 영화를 구입하거나 대여할 수 있다. 구입은 5,000원, 대여는 2,500원이다. 스트리밍 서비스에 비하면 높아보이는 가격이지만 영화관에 비하면 매우 저렴한 가격이다.
지난 금요일 1999년도 영화인 <매트릭스>를 구매하여 보았다. 20년이 지난 지금 보아도 놀라운 세계관과 철학적 메시지, 그리고 유명했던 액션들을 집중해서 볼 수 있었다. 스트리밍 서비스로 작품을 접했을 때랑 다른 태도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었다. 애플TV 보관함속에 보관된 영화를 언젠가 다시 꺼내어 볼 수도 있다. 꺼내어보지 않더라도 보관함에 보관된 사실만으로 나의 흔적이 될 수 있다.
3. 결론
애플 치고는 저렴한 제품이지만 크롬캐스트 대비 가성비는 좋지 않다. 그래도 아이폰을 소유하고 있고 애플 생태계에 종속되는 것에 대해 큰 부담이 없는 사용자라면 추천하고 싶은 제품이다.
또한 스마트TV 기능이 지원되지 않는 구형 TV 소유자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제품이다. 애매한 가격의 중소기업 또는 중국제 스마트TV를 구입하느니 프리미엄 제품인 애플TV를 구입해서 장착하는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