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출시된 갤럭시북3 프로는 역대급 가성비로 화제가 되고 있다. 일시적이긴 하지만 14인치가 119만원, 16인치가 159만원으로 판매되었다.
만듦새 또한 매우 좋다. 특히 16인치의 경우 맥북과 같이 배젤까지 일체 된 글래스를 사용하여 완성도를 더했다. 마그네슘 합금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플라스틱 느낌이 나는 그램과는 다르게 알루미늄 바디를 사용하여 고급스러움 또한 맥북에 뒤지지 않는다.
최근 윈도우가 필요한 일들이 연달아 생기면서 윈도우 플랫폼으로 넘어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차에 나온 제품이라 며칠 동안 계속해서 눈길이 갔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몇가지 이유 때문에 나는 맥북에어를 계속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1. 짧은 배터리 타임을 속이는 기만
나는 전문적인 리뷰어가 아니기 때문에 제조사의 공식 자료를 비교했다.
애플은 m1 맥북에어의 최대 사용시간이 18시간이라고 광고한다. 삼성전자 또한 갤럭시북 프로3의 배터리 타임이 최대 19시간(16인치) 또는 16시간(14인치)라고 게시했다.
이렇게만 보면 두 제품의 배터리 사용 시간이 엇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아래 깨알같이 적힌 부분을 자세히 읽어보자.
애플의 경우 디스플레이 밝기를 제일 어두운 상태로부터 8단계 밝게 한 상태에서 1080p 콘텐츠를 재생하는 방식으로 배터리 사용 시간을 측정했다고 밝혔다.
삼성은 디스플레이 및 모든 프로그램을 off한 상태에서 측정하였으며 노트북 배터리잔량이 2% 남을 때까지 측정했다고 한다. 모든 프로그램을 off한 상태에서 디스플레이까지 끄고 측정했다면, 저 측정 시간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소비자를 기만하는 기분까지 든다.
실제로 몇몇 유튜버들의 갤럭시북 프로3 리뷰를 살펴보면 실사용 배터리 타임은 6시간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https://www.samsung.com/sec/event/galaxy-book3/preorder/
⬆️ 삼성전자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한 내용이다.
2. 안티 글레어 코팅의 부재
반사방지 코팅이 되어있지 않은 디스플레이도 문제다.
2021년도 그램 16인치를 사용하며 이미 글레어 패널의 문제를 충분히 겪었다. 밝은 낯 카페, 밤에 형광등이 있는 실내에서 영상을 시청하기가 너무 어렵다. 화면에 비치는 내 모습이 심할 때는 거의 거울 수준이다. 그나마 일을 할 때는 업무에 집중하기 때문에 큰 상관이 없지만, 콘텐츠를 감상할 때는 매우 거슬려서 아이패드를 꺼내곤 했다.
그렇다고 디스플레이 위에 반사방지 필름을 붙이는 것은 정말 싫다. 좋은 화면 위에 저렴한 필름을 덧붙여서 사용 경험을 저하시키고 싶지 않다.
3. 질리는 할인 마케팅
삼성 제품은 가격이 일정하지 않다. 이번 갤럭시북 프로3만 해도 사전예약 특가로는 현재 구매할 수 없다. 비슷한 가격으로 구매하려면 당근마켓을 통해 미개봉 상품을 구매하거나, 다음에 있을 특가까지 기다려야 한다.
애플 제품은 언제 사도 일정한 가격을 제공한다. 쿠팡 같은 리셀러들이 할인 행사를 하긴 하지만, 그것이 전체 시장의 가격을 좌우하지는 않는다.
구매 시점에 따라 내가 구매한 제품의 가격이 달라진다는 점은 매우 신경 쓰이고 짜증 나는 부분이다.
이상의 이유로 나는 갤럭시북 프로3를 구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윈도우가 필요하면 미니데스크톱이나 저렴한 라이젠 서브 노트북을 들이는 것이 낫다고 판단됐다. 특히 배터리 타임 부분에서 매우 실망했다.
특가에 혹해서 갤럭시북 프로3 구매를 고민하고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