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4일부터 집에 인터넷이 끊겼으니, 집안에 와이파이가 사라진 지 20일이 지났다.
평일에는 집에 와이파이가 없어도 그다지 힘들지 않다. 자는 시간을 빼면 집에 머무는 시간이 5시간 정도에 불가하니, 아이폰을 충전하며 집안 여러 기기에 핫스팟을 연결해 두면 사실상 와이파이가 있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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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주말은 사정이 좀 다르다. 나는 기본적으로 주말에 약속이 별로 없는 편이고, 집에 머무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핸드폰을 만지고, 티비를 보고, 아이패드를 보고, 전자책을 보고... 꽤나 많은 기기를 바꿔가며 사용하는 편이다. 사실 아이폰의 핫스팟이 애플기기 사이에서는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지만 윈도우 노트북, 리디페이퍼와는 궁합은 썩 좋은 편이 아니라서 매번 핫스팟을 잡아주는 게 꽤나 번거롭다.
이 번거로움의 원인을 고민해봤다. 와이파이가 빵빵하던 시절의 생활습관을 바꾸지 않고 어떻게든 고수하려고 하니 번거로움이 생겨버린 건 당연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지난번 나의 글에 어떤 분이 댓글로 "애플tv가 이런 좋은 면이 있는지 몰랐네요. 다만, 그 때문에 디지털 디톡스는 아직 이루지 못하신 것 같습니다."라는 말씀을 적어주셨는데, 그 말이 정말 맞다.
이제는 생활을 조금 바꿔보려고 한다. 우선 아이패드의 전원을 끄고 서랍속에 넣었다. 나에게 아이패드는 생산성 없는 컨텐츠 소비용 기기다. 이미 구매한 지 5년이 되었고 판매가치가 낮아 우선 서랍에 넣어둔 뒤 몇 개월간 용도가 없으면 처분할 예정이다.
전자책은 리디페이퍼로만 읽을 예정이다. 아이폰, 아이패드로도 전자책을 보다보니 페이지 동기화를 위해 기기마다 인터넷을 연결해줘야 해서 번거로웠다. 리디페이퍼로만 독서하면 일주일에 한두 번만 인터넷에 연결해도 되고, 배터리도 더 오래간다.
아주 소소한 변화일테지만 조금씩 바꿔나가려고 한다. 바뀐 환경에 맞춰서 생활도 바뀌어야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