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9.24. 일요일, 집 인터넷이 끊겼다.
# 36일 동안 인터넷 없이 살다가 결국 10.29.(일) 아침 업체에 인터넷 설치를 요청했다. 당근 앱을 통해 업체를 찾았고, 설치 조건에 대한 짧은 채팅이 오간 뒤 놀랍게도 기사님은 30분 뒤에 방문하시겠다고 했다. 이 글은 아이폰 핫스팟을 통해 작성하는 마지막 글인 셈이다.
인터넷을
다시 설치하기로 결정한 이유
1. 느려도 너무 느린 핫스팟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사용할수록 lte 핫스팟이 느려졌다. 나중에는 간단한 업무를 위해 문서자료 몇개를 다운받거나 전송하는 작업도 답답한 수준에 이르렀다. 넷플릭스는 제대로 재생되는데 문서자료 전송이 느리다는게 이해가 안가지만, 최소한 연결히 상당히 불안정했다는건 확실하다. 간단한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카페에 가야했을 때, 다시 집안에 인터넷이 절실해졌다.
2. 5g는 괜찮을까 싶어서 요금제를 바꿨다 당해버린 통수
사고는 어제 일어났다. 너무도 느린 핫스팟 때문에 집 앞 스타벅스에 다녀와서, 5g 쓰면 인터넷이 조금 빨라질까 싶어서 요금제 변경을 시도했다. 거의 같은 데이터 사용량에 요금은 2~3천원 차이밖에 나지 않아서, 기존 lte 무제한 요금제를 5g 무제한 요금제로 변경했다.
기대를 가지고 노트북에 핫스팟을 연결하고 인터넷을 사용한 지 30분쯤 지났을까? 테더링 전용 데이터의 절반을 사용했다는 경고문자가 왔다. "분명 테더링 제한이 있다는 문구는 없었는데!?"라고 요금제 설명을 다시 살펴봤다. 아... '데이터' 설명란에는 없던 내용이 상단 "기본혜택" 안내에 있었다. 통수 맞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게 왜 기본혜택이야.. lte에서는 그냥 무제한이었는데! 누구를 탓하랴, 급한 마음에 요금제를 바꾼 내 탓이다...
다시 요금제를 변경하려면 한 달을 참아야 하는데, 이때부터 인터넷을 설치해야겠다는 결심이 서기 시작했다.
3. 생각보다 저렴한 지역 인터넷 서비스
당근 앱을 통해 지역 인터넷 서비스를 찾아봤다. 내가 사는 지역 케이블방송국의 인터넷 서비스가 반기가(500mb) 속도가 12,100원이었다. 물론 3년 약정을 해야 하지만, 타 지역으로 이전 시에는 위약금을 면제해 준다는 조건이 있었다. 이 정도 가격에 이정도 조건이면 매우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핫스팟을 위해서 4만원짜리 알뜰폰 요금제를 쓰고 있는데, 집에 인터넷을 설치하면 다시 3만원짜리 요금제로 돌아갈 수 있으니, 추가 지출은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한달이 조금 넘는 기간, 집에 인터넷을 설치하지 않고 살았다. 아무리 모바일 시대이고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현대 사회의 직장인이 wifi 없이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월 만원 정도의 금액으로 5g 보다 훨씬 빠른 wifi를 쓸 수 있는 가격 경쟁력과 채팅 후 1시간 만에 설치까지 끝내버리는 동네 대리점 기사님의 응대속도는 대한민국 유선 인터넷 시장의 박 터지는 경쟁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했다.
어찌 되었든 관리사무소에서 제안한 인터넷 가격의 1/3 수준에 위약금 반납 조건도 훨씬 완화된 형태로 인터넷 가입을 마쳤으니 불만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