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제품을 자주 바꾸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기변증이 심해서 물건을 자주 사고팔게 된다. 그런 나로서는 이례적 이게도 4년째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물건이 있다. 2020년 2월에 구매한, 현재는 단종된 LG27UL850 모니터다.
당시 구매가격은 601,600원. 내가 생각하는 모니터라는 물건의 가격보다 너무 비싼 물건이다 보니 몇 번을 주문했다가 취소하기를 반복했던 물건이다. (지금도 4k, usb-c 모니터의 가격은 무척 비싸다)
이 모니터를 구매했던 가장 큰 이유는 usb-c 영상입력단자가 존재한다는 점이었다. 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당시만 해도 usb-c 입력단자를 갖춘 모니터들이 이제 막 출시되기 시작했던 상황이었고, 노트북에 usb-c 케이블만 물려주면 충전도 되고 영상출력도 가능하다는 점이 나의 미니멀한 취향에 쏙 들어맞았다.
쿠팡 새벽배송으로 물건을 받아서, 출근 전에 기대감의 모니터를 열어보고 책상에 설치했다. 그 뒤로 두 번의 이사를 겪는 동안 이 모니터는 여전히 나의 책상 위를 지켜오고 있다. 연결되는 노트북은 여러 번 바뀌었지만 여전히 모니터는 같다.
27인치라는 크기는 정말 적당하다. 이보다 컸으면 책상에 너무 많은 공간을 차지해서 답답함을 느꼈을 것이다. 이보다 작았다면 분명히 더 큰 모니터를 사용하고 싶다는 욕심에 굴복해서 모니터를 교체했을 것이다. 27인치라는 크기는 너무 적당해서, 지난 3년간 한 번도 기변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게 해 주었다.
이 글을 쓰기 위해 다나와의 4K USB Type-C 모니터 카테고리를 돌아봤다. 모니터 크기의 주류는 32인치로 바뀐 것 같다. 그러나 여전히 가격은 매우 비쌌다. 50만 원 미만의 제품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적어도 2~3년은 이 모니터를 더 쓰겠구나라는 확신이 들었다.
한번 사고 오래 쓰는 물건, 이런 물건을 늘려나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