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아이폰 14 프로를 구매하고 사진첩 이동때문에 골치가 많이 아팠다. 구글포토에서 아이폰으로 사진을 이동시키기가 너무 어려웠기 때문이다.
https://deskduk.tistory.com/73
시간을 내에서 조금씩 이동작업을 하다가, 문득 왜 굳이 사진첩을 이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하게 됐다.
<사진을 아이폰(아이클라우드)으로 이동하려고 했던 이유>
1. 기기에 사진을 저장하고 싶다
2. 아이폰 기본앱인 사진앱의 UI가 좀 더 예쁘다
3. 카카오톡 등 외부로 사진을 보낼 때 좀 더 편리하다(구글포토에 저장된 사진은 카톡으로 전송하기 다소 번거롭다)
<기본 사진앱을 비우고 구글포토를 사용하면 생기는 장점>
1. 아이클라우드를 구독을 하지 않아도 된다(매월 3,300원 절약)
2. 향후 애플에 종속되지 않고 다양한 기기에 대한 구매를 고려할 수 있다
3. 저장 욕심을 버리면 핸드폰 용량을 최저로 구입해도 된다.
그래서 결심했다. 저장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기기에 저장된 사진을 모두 지웠다. 구글포토 앱에서 이 기기에 저장된 사진의 삭제 버튼을 누르자마자 약 5,500장의 사진이 일괄 삭제됐다.
생각해 보면 애플워치에서 가민으로 바꿨을 때도 이런 망설임이 있었다. 애플워치만큼 쾌적하지 않은 동작속도와 투박한 UI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그러나 애플 생태계에 종속되지 않아서 생기는 자유로움이 더 컸다. 손목까지 애플워치가 채워져 있으면 다른 회사의 제품을 구매하기가 상당히 어려워졌을 것이다.
나는 여전히 애플 제품을 좋아한다. 지금보다 어렸을 때는 아이폰이나 맥북을 사용하지 않으면 독창적인 사람이 될 수 없을 것처럼 느끼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내 생활과 업무에는 윈도우와 안드로이드 시스템이 좀 더 효율적이다. 따라서 하나의 생태계에 모든 것을 가두어 두는 것은 큰 부담이 된다. 언제든 내가 조금 더 필요한 기기를 찾아 떠나고 싶다.
이번에 사진첩을 비우면서 텅 비워진 사진첩도 마음에 들었지만, 애플 생태계에 빠져들지 않으면서도 아이폰을 충분히 잘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언젠가 다른 생각이 들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가뿐해진 이 상태가 무척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