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종이책보다는 전자책을 선호한다. 전자책 서점은 주로 리디북스를 이용한다. 리디셀렉트 서비스를 구독 중이며, 현재 리디북스에서 구매한 책은 169권이다. 책을 정말 많이 읽는 분들에 비해서는 매우 적은 양이기도 하고, 최근에는 리디셀렉트를 통해 읽는 책이 많다 보니 책을 많이 구매하지는 못하지만 전자책 생활을 시작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쭉 리디북스에서만 책을 구매하고 있다.
2014년 11월부터 리디북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그 당시에는 리디북스 외에 대안은 없었다.
리디북스 구매내역을 살펴보니, 나는 2014년 11월에 처음 전자책을 구매했다. 당시에 나는 싱가포르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하고 있었고, 식비를 아껴가며 어렵게 아이패드 미니2를 마련했었다. 아이패드를 마련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전자책을 보고 싶다는 이유도 컸다.
처음 싱가포르에 도착해서, 스튜던트 패스를 발급 받기 위해 이민국에서 오랜 시간 대기한 적이 있었다. 그때 멍청하게 시간을 소모하고 있던 나와 달리, 바닥에 아주 자유롭게 앉아서 킨들로 전자책을 보고 있는 서양인 학생들을 목격했다.
그 모습이 너무 인상깊어서 나도 이북리더기를 구매하고자 했는데, 당시만 해도 국내에는 성능 좋은 이북리더기가 없었다. 리디페이퍼는 세상에 나오기 한참 전이었고, 그나마 교보샘이나 크레마 초기모델이 있었는데 아마존 킨들에 비해 성능이 너무 좋지 않아서, 구매욕구가 생기기 않았다. 그걸 핑계로 구매한 것이 아이패드 미니2다.
당시에는 교보나 알라딘 등 대형서점에서 전자책을 제대로 취급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에서 제대로 된 전자책 서점이라고는 리디북스 밖에 없었다.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리디북스가 망하면 구매한 전자책은 어떻게 되는 건지에 대한 진지한 논란도 있었다. 그때 리디북스는 그렇게 작고 영세한 기업이었다. 그래도 국내에서 최초로 전자책 전용 서비스를 제공해주던 업체였기 때문에 그때의 사용자들 모두 리디북스에 큰 정을 가지고 있다.
시간이 많이 지나고, 지금은 여러 전자책 서비스가 등장했다. 리디북스도 상호명을 리디로 바꾸고 전자책뿐만 아니라 웹툰이나 웹소설 같이 돈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변심이라고 비난하기도 하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리디가 돈을 잘 벌어야, 내가 구매한 전자책도 안전하고 나아가 전자책 시장도 더 활발해질 수 있다. 연초에 들렸던 소식에 의하면 웹툰과 웹소설 서비스를 기반으로 리디가 시총 1.5조 이상의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한다.
전자책 이용자의 서점에 대한 충성도는 종이책 이용자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서점에서 단순히 책을 구매하는 것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서점에 내 책을 보관까지 해야 하기 때문이다. 책을 여기저기서 사면 내가 소유한 책을 전시할 수 없다. 실물 책이 전자책으로 바뀌었을 뿐 여전히 우리는 책장에 꽂힌 책을 소유하고 싶어 한다.
실물 책이 전자책으로 바뀌었을 뿐 우리는 여전히 책장에 꽂힌 책을 소유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나는 리디북스의 사업 안정성을 높게 보고, 앞으로도 계속 리디북스를 통해 전자책을 구매할 생각이다. 그게 나의 책장에 전시된 얼마 안 되는 169권의 책을 안전하게 지키는 방법이기도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