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

여의도 한바퀴 러닝, 4Km만 뛰면 8Km도 뛸 수 있다

누쿠장 2022. 6. 20. 12:49

여의도 한 바퀴는 약 8Km이다.

여의도를 한 바퀴를 돌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지 오래되지 않았다. 

내가 그렇게 긴 거리를 뛸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관심도 갖지 않았다.

 

나의 여의도 한바퀴 러닝 코스 : 서울교 ▷ 샛강생태공원 ▷ 한강공권  ▷ 샛강생태공원  ▷ 서울교

나는 밤에 뛰는걸 좋아한다. 낮보다는 차분한 분위기와 아름다운 야경을 배경으로 달릴 수 있어서 좋다.

하루 끝에 달리면,

오늘 하루를 조금은 생산적으로 보냈다는 위안도 얻을 수 있다.

 

여의도 한 바퀴 러닝에 도전하던 날도 출발 시간은 밤 9시20분이었다.

2~3시쯤 밥을 먹고 아무것도 먹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뛰기에는 최상의 상태였다.

몸이 아주 가벼웠다.

페이스도 평소보다 낮게 잡았다.

평소에는 같이 달리던 여성의 페이스에 맞춰 5분10초 이내의 페이스도 달렸다.

오늘은 그보다 늦은 5분30초를 목표로 했다.

 

페이스를 조금 늦췄을뿐인데, 뛰기가 무척 수월했다.

호흡을 조절할 수 있었다.

"헉헉헉..."이 아닌 "후후, 후후" 소리를 내며 달릴 수 있었다.

오늘은 혼자 달렸지만, 계속 그녀의 목소리를 생각했다.

"호흡 깊게~",

"내쉬고~",

"어깨 힘빼~",

"고개 들지말고~"

자연스럽게 드리는 그녀의 목소리에 웃음이 났다.

내가 달린 샛강생태공원, 누군가 날 찍어주면 좋겠다.

 

 

목표를 길게 잡으니, 한계가 오는 지점도 달라졌다.

평소 5km내외의 목표를 잡을때면, 2km가 지나기 시작하면 호흡이 가빠지고 발에 통증이왔다.

페이스를 낮추고 목표거리를 늘리니,

4km 부근에서 호흡이 가빠짐과 발의 통증을 느낄 수 있었다.

 

"포기할까?"

"누구랑 같이 뛰는것도 아니고, 나 혼자 뛰는건데... 그냥 포기할까?"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여의도 한 바퀴가 8km라는 사실이 생각났다.

지금 달리는 것을 포기하고 방향을 돌려도 4km 이상 걸어가야했다.

이 방향으로 조금 더 달리다 멈추나,

지금 돌아서 왔던길을 되돌아가나

총 거리는 같았다.

 

그래서 그냥 계속 뛰었다.

6km까지는 뛰어본적이 있기 때문에 참으면서 뛰었다.

7km, 그녀와 함께했던 내 최고기록을 갱신하기 위해 뛰었다.

8km, 어차피 1km밖에 안남았기 때문에 참고 뛰었다.

8.5km, 마지막이니까 전력질주!!!

 

여의도 한 바퀴, 8km러닝에 성공했다.

놀라운 사실은 다음날인 일요일에도 8km러닝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그 날은 정말로 5km만 뛰려고 나왔다.

심지어 1시간 전에 먹은 음식이 소화가 잘 안되는 것 같아서 마실 겸 나왔을 뿐이었다.

 

그러나 4km의 기적이 일어났다.

4km 구간을 지나자 어제와 같은 생각이 났다.

"에이, 돌아가도 똑같으니 뛸때까지 뛰어보자."

 

결국 이틀연속 8km 러닝에 성공했다.

 

누군가 내게 러닝 거리 수를 늘리는 방법을 물어본다면,

여의도 한 바퀴 코스를 강력히 추천할 것 같다.

이건, 4km만 뛰면 성공하는 코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