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과 전자책을 비교하는 영상이나 글을 보다보면 전자책의 여러 장점을 소개하다 그래도 종이책의 책넘김과 냄새, 언제든 페이지를 넘겨가며 원하는 장을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을 이야기하며 결국 종이책을 선택하는 이야기들이 많다.
내가 타인의 강요가 아닌 자발적인 독서를 시작했을 때, 나는 시작부터 종이책이 아닌 전자책을 읽었다.
서비스를 시작한지 몇 년 지나지 않은 리디북스와 처음으로 선명한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아이패드 미니2가 나의 독서장비였다.
그러니 나는 종이책의 감성을 잘 모르는 시작부터 전자책을 독서생활을 시작한 새로운 세대(?)인 셈이다.
지난주에 정말 오랜만에 종이책을 구입했다.
무슨바람인지 오랜만에 종이책을 읽어보고 싶어져서, 교보문고를 돌았다.
"이건 리디셀렉트에 있는 책이고", "아 전자책이 10% 더 싼데..." 등의 말들만 남기고 서점을 떠났다.
그러다 들어간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마음의 드는 책을 발견했다.
표지와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책을 들고 몇 페이지를 읽었고,
내용이 더 마음에 들어서 구매했다.
확실히 구매 전 책을 미리 볼 수 있다는 점은 종이책의 장점이다.
일주일이 지난 지금 저 책을 다 읽었다.
그냥 에세이라서 마음편히 즐겁게 읽었다.
그런데 이 책을 종이로 사지말고 전자책으로 살 껄이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이유1. 종이책은 밑줄을 치거나 메모하기가 어렵다.
이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리냐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오랜시간 이북리더기, 맥북, 아이폰, 아이패드로 책을 읽어왔다.
어디서나 그냥 손가락으로 형광펜을 칠하고, 그 위에 메모를 타이핑했다.
가끔 그 때 좋았던 부분이 있었는데...하고 다시보고 싶을 때면
그냥 독서노트 기능을 이용하면 됐다.
그런데 종이책을 이용하다보니 그게 좀 어려웠다.
메모를 하려면 책상에 앉아 펜을 들고 각잡고 책을 봐야했고,
그마저도 '낙서를 하면 중고매입이 이뤄지기 힘들텐데...'라는 생각이 메모를 어렵게했다.
이유2. 누워서 그리고 이동하면서 보기가 너무 어렵다
이동하면서 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가방에 책을 하나 넣는 행위 자체가 이미 싫다.
설사 책을 넣어간다해도, 책을 꺼내는 행위도 무척 번거롭다.
리디페이퍼를 가지고 나오는 것도 귀찮아서, 밖에서는 아이폰으로만 책을 보는 나에게 종이책은 그냥 책상에서 각잡고 봐야하는 책이었다.
게다가 의외로 침대에서 누워서 보는 것도 어려웠다.
뭔가 각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책은 자꾸 접히고, 페이지는 자꾸 구겨지고...
아이폰보다 가벼운 리디페이퍼를 이용할 때는 절대 이런 불편함이 없다.
이런 이유로 나는 다시 한번 종이책은 사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커피향에 젖은 종이책 내음을 맡는 감성은 영원히 알지 못하겠지만,
전자책도 나름의 감성이 있다.
아래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