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고 깔끔한 UI에 집착하다 보니
돈을 조금 지불하더라도 애플뮤직 같은 유료 구독 서비스를 애용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매월 5~6가지 서비스를 구독하며, 상당한 금액을 지출하고 있었다.
유튜브프리미엄, 넷플릭스, 애플뮤직, 에버노트, Todoist, Dayone 등등...
그런데 내가 이용하는 모든 구독 서비스가 나에게 정말 효용을 주고 있는가?
단지 예쁜 UI의 서비스를 구독하며
내가 그만큼 세련된 사람이라고 스스로 만족해하고,
단지 생산적이어 보이는 서비스를 구독하며
스스로가 생산성을 발휘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은 아닌가?
그래서 결국 나는 구독 서비스를 대거 정리하기로 결심했다.
이런 일은 찔끔찔끔 해서는 안된다.
마음먹었을 때 단칼에 정리하지 않으면 결국 흐지부지된다.
우선 중복되는 서비스를 찾아 정리했다.
그리고 무료이면서도 지속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며, 기능적으로 충분히 대체 가능한 대안을 물색했다.
그 결과 아래와 같이 서비스를 정리했다.
음악 및 영상: 유튜브뮤직, 넷플릭스 사용
ㅇ 유튜브뮤직(유튜브 프리미엄) 유료 구독 유지
- 가장 저렴한 음원 서비스
- 인도 서비스를 이용하여 비용 최소화
ㅇ 넷플릭스 유료 구독 유지
- 그냥 대체 불가능하다...
- 지인들과 계정을 공유하여 비용 최소화
2. 생산성: Microsoft Todo, 미리알림 사용
ㅇ Microsoft Todo (무료)
- 무료이며, 회사 내부망에서도 사용 가능한 서비스
- Todoist와 거의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MS의 서비스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 있음
ㅇ미리알림 이용(무료)
- 업무용과 개인용 내용이 섞이면 혼란스러워 별도의 개인용 앱을 사용하기로 결정
- 무료이며 아름답고, 아이폰에서 가장 잘 작동한다
ㅇTodoist(유료) 구독 해지
- 키보드 명령어로 모든 작업을 수행할 수 있어 편하고
- 매일 아침에 메일로 보내주는 그날의 할 일 리스트가 너무 좋았으나,
- 매달 3천원 이상의 금액을 지불할 정도는 아님
3. 노트 및 기록: Notion으로 통합
ㅇ Notion(무료) 사용
- 이전에는 구동이 느려서 사용을 주저했으나, 최근 좀 가벼워진 느낌
- 페이지를 꾸며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대충 쓰기 시작하니 정말 편하다
ㅇ 에버노트 구독 해지
- 아르헨티나 결제로 저렴하게 사용이 가능하지만, 노션 대비 특별한 장점이 없음
- 웹 클리핑 기능이 강력하지만, 라이트한 용도는 사파리의 읽기목록으로 충분히 대체된다
ㅇ Dayone 구독 미연장(해지)
- 정말로 예쁜 일기 앱이지만 너무 비싸다
- 일기만을 위해 별도의 앱을 하나 더 설치해야 한다는 점도 피곤스럽게 느껴져서 과감히 구독을 연장하지 않았다
4. 쇼핑: 쿠팡와우만 사용
ㅇ 쿠팡와우
- 저렴한 월 이용금액에 무료배송을 제공하기 때문에 한 달에 한 번만 물건을 주문해도 월 구독료는 상계된다
- 하루 만에 물건을 받을 수 있다는 유혹은 뿌리치기 어렵다
ㅇ 네이버플러스 해지
- 추가 적립금 혜택 유혹으로 쓸데없는 소비를 유발
- 적립금 혜택으로 네이버플러스 구독료를 상계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스트레스를 유발
결과적으로 이제 돈을 주고 사용하는 서비스는 유튜브 뮤직과 넷플릭스 그리고 쿠팡와우, 3가지다.
비용은 월 9천원정도.
월 9천원에 음악을 감상하고,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를 시청하며, 무료 로켓배송 서비스를 누리고 있으니
확실히 이 정도면 비용보다 편익이 크다고 말할 수 있다.
구독 서비스를 정리하고 3개월 정도가 지난 지금,
특별히 내 음악 감상 범위가 협소해지거나
업무 생산성이 저하되거나
덜 창의적이 되거나
중요한 일을 놓치는 경우는 없었다.
반면에 3가지 정도의 서비스를 만원 미만으로 이용한다는 데에서 오는 정신적, 경제적 가벼움과 만족감이 상당하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이 가벼운 상태를 계속 유지해나갈 생각이다.